선생님 소개

존 선생님(Ioannes Magister)

Magister는 라틴어로 선생님이라는 뜻입니다. 제가 직접 고른 이름입니다. 이 이름으로 가르친 지 오래되어, 이제는 제가 골랐다는 느낌도 들지 않습니다.

라틴어를 만난 것은 그보다 훨씬 전, 열두 살 때 가톨릭 신학교에서였습니다. 처음에는 뉴햄프셔의 Immaculate Conception Apostolic School, 그다음에는 코네티컷의 College of Humanities였습니다. 그곳에서 라틴어는 과목이라기보다 늘 숨 쉬는 공기 같은 것이었습니다. 아침 식사 전에 라틴어로 기도했고, 어떤 날 아침에는 미사 전체를 라틴어로 드렸습니다. 그레고리오 성가로 라틴어를 노래하기도 했습니다. 부르는 사람이 알든 모르든, 성가는 사실 음악에 얹은 문법 수업입니다. 수업 시간에는 라틴어를 두고 논쟁했습니다. 다른 남자아이들이 야구를 두고 다투듯이 말입니다. 키케로를 비롯해 로마의 고전을 두루 읽으면서도 저는 그것이 대단한 일이라고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어쩌면 어려운 것을 배우는 방법은 이것 하나뿐인지도 모릅니다. 어렵다는 사실을 아직 모르는 것 말입니다.

그 뒤 캘리포니아 주립대학교 롱비치 캠퍼스(California State University, Long Beach)에서 고전학, 철학, 문학을 공부했습니다. 졸업할 때 세 학술 단체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Phi Beta Kappa, Phi Kappa Phi, Golden Key International Honour Society입니다. 그중 이 이야기와 이어지는 것은 하나뿐입니다. 랠프 월도 에머슨도 Phi Beta Kappa 회원이었습니다. 1837년 하버드에서 열린 이 단체의 모임에서 에머슨이 한 연설은 지금도 자주 인용됩니다. 저는 대학 강의실에서 그 연설문을 읽었습니다. 그때는 훗날 서울에 연 라틴어 학원에 그 이름을 내걸게 될 줄 전혀 몰랐습니다. 이런 우연은 늘 예고 없이 찾아옵니다.

그러니 저는 두 갈래 길로 라틴어를 익힌 셈입니다. 열두 살에는 몸으로 배웠고, 그 뒤에는 문법으로 배웠습니다. 둘 중 하나를 고를 일은 없었습니다. 지금도 가르칠 때면 두 길이 모두 교실에 함께 들어와 있습니다.

에머슨 아카데미(Emerson Academy)는 2015년 서울에서 시작했습니다. 시작하자마자 라틴어가 학원을 거의 다 차지해 버렸습니다. 2023년에는 완전히 온라인으로 옮겨 지금의 Emerson Latin LLC가 되었습니다. 로비도 수업 종도 없고, 가르치는 사람은 한 명뿐입니다. 지금도 모든 과정을 제가 직접 가르칩니다. 처음에는 학원이 그렇게 돌아갔을 뿐인데, 어느새 계획이라고 부르기도 어색할 만큼 오래 이어졌습니다. 2015년에는 없던 라틴어 선생님들이 이제는 한국에도 있습니다. 그중 몇 분은 라틴어에 관심을 두게 된 계기를 거슬러 올라가면, 건너 건너 제 수업에 닿는다고 합니다. 그런 이야기를 들으면 예전에 물을 주었던 나무가 혼자서도 잘 자라는 모습을 보는 기분이 듭니다. 조금 뿌듯할 뿐, 제 덕이라고 내세울 생각은 없습니다.

교육이 무엇인지는 에머슨이 저보다 더 잘 말했습니다. “교육의 비결은 학생을 존중하는 데 있다.” 저는 이 한 문장 위에 학원을 세우려고 애써 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