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자녀의 학교가 가르치지 않는 라틴어
2026년 9월 17일
이 글은 존 선생님이 영어로 쓴 에세이를 한국어로 옮긴 것입니다. 원문 보기(영문) →
학부모님들이 거의 언제나 같은 말로 물어 오십니다. 아이 학교에 라틴어 수업이 없는데, 문제가 될까요?
솔직하게 답하자면, 지금 에머슨 라틴에 다니는 학생 대부분이 바로 그런 경우입니다. 대다수는 라틴어 학과가 아예 없는 학교에 다닙니다. 국제학교, 외국어고등학교, 그리고 학업 과정은 충실하지만 라틴어를 넣을 자리도 전통도 없는 일반 학교입니다. 이런 학교의 관리자들은 대개 라틴어를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인 과목으로 여깁니다. 이보다 적은 수의 학생은 라틴어가 여전히 교육과정에서 예전 자리를 지키고 있는 미국 동부나 영국의 보딩스쿨로 진학할 예정입니다. 이 학생들은 저희와 보내는 몇 년을 활용해, 그곳에서 처음부터 시작하는 대신 준비를 갖추고 들어갑니다. 하지만 저희 과정은 라틴어 없는 학교를 예외로 두고 만든 것이 아닙니다. 그것이 오히려 평범한 경우입니다.
수업은 실제로 어떻게 이루어지는가
저희 학생들은 일주일에 한 번, Zoom에서 2시간 수업을 합니다. 빡빡한 학교 수업 위에 덧붙이는 보충 수업이 아니라, 이것이 수업의 전부입니다. 이 방식이 통하는 것은 기술 덕분이 아니라, 그 두 시간 안에서 일어나는 일 덕분입니다.
강의 중심 수업은 일주일에 한 번으로 압축되면 버티지 못합니다. 학생 앞에서 말만 하면서 내용이 자리 잡기를 기대하기에는 만나는 시간이 너무 짧습니다. 그래서 저희 수업은 그렇게 짜여 있지 않습니다. 학생들은 매 수업의 대부분을 라틴어를 실제로 다루며 보냅니다. 번역을 내놓고, 어려운 절을 어떻게 읽었는지 설명하며 그 근거를 대고, 왜 다른 격이 아니라 이 격이 쓰였는지 질문을 받습니다. 선생님의 역할은 강의자보다 연출가에 가깝습니다. 문제를 내되 답은 알려 주지 않고, 학생이 긴장 속에서 스스로 답에 이르게 합니다. 덧붙이자면, 이런 방식은 요즘 많은 사람이 당연하게 여기는 강의식 수업보다 오랜 역사 동안 라틴어를 실제로 가르쳐 온 방식에 더 가깝습니다.
오히려 이제 막 시작하는 초등 고학년이나 중학생처럼 어린 학생들이 더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편입니다. 화면 너머의 열 살 아이가 열일곱 살 학생보다 다가가기 어렵지 않을까 걱정하시는 학부모님이라면 눈여겨볼 만한 점입니다. 저희 경험으로는 그 반대인 경우가 더 많습니다. 보통은 초등 고학년에서 시작하지만, 2학년 학생을 받은 적도 있습니다. 그 학생들은 잘 성장했고, 이후 여러 국제 대회에서 상을 받았습니다.
학생은 그 주 1회 수업으로 학기마다 한 단계씩 나아갑니다. 먼저 문법과 구문의 기초를 다지고, 이어서 실제 라틴 문학 작품을 꾸준히 읽고 번역하며, 그다음 AP 라틴어 시험을 본격적으로 준비합니다. AP를 마친 뒤에도 심화 문학과 수준 높은 전국 단위 라틴어·고전 인문학 대회로 계속 나아가는 학생이 적지 않습니다. 교육과정이 요구해서가 아닙니다. 그 무렵이면 스스로 더 하고 싶어 하는 학생이 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AP 라틴어 수업이 없는 학교에서 AP 라틴어 시험 보기
학부모님들이 가장 걱정하시는 부분이 이것입니다. 그리고 가장 쉽게 풀리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칼리지보드(College Board)에 바로 이런 경우를 위한 제도가 늘 마련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AP 라틴어 시험을 보려고 AP 라틴어를 가르치는 학교에, 아니 라틴어를 가르치는 학교에 다닐 필요는 없습니다. 필요한 것은 학생을 외부 응시자로 자기 학교의 시험 신청에 넣어 줄, 등록된 AP 코디네이터입니다. 칼리지보드는 이것을 독립 응시자(independent) 또는 홈스쿨 등록이라고 부릅니다. 정식 제도이고 흔한 경우입니다. 혼자 공부하는 학생, 해당 AP 과목이 없는 학교의 학생, 홈스쿨 학생이 해마다 이 방식을 이용합니다. 한국에서 가장 직접적인 길은 한미교육위원단(Korean-American Educational Commission, KAEC)입니다. 풀브라이트와 연계된 시험 기관으로, 서울 마포구 풀브라이트 빌딩에 센터가 있습니다. 공덕역에서 걸어서 금방입니다. 한미교육위원단은 시험을 볼 소속 학교가 없는 학생들에게, 이 지역에 배정된 홈스쿨 코드로 AP 시험을 시행합니다. 저희 학생들을 비롯해 비슷한 처지의 학생들이 여러 해 동안 아무 문제 없이 이곳에서 시험을 보았습니다.
실제로 저희 학생들은 두 길 가운데 하나를 택합니다. 국제학교에 다니는 학생은 대부분 자기 학교 AP 코디네이터에게 직접 등록하고, 전혀 다른 과목을 공부하는 친구들과 함께 자기 학교에서 시험을 봅니다. 응시자로 받아 줄 AP 코디네이터가 없는 학생은 한미교육위원단에 독립 응시자로 등록합니다. 어느 쪽이든 시험은 똑같습니다. 전 세계 어디서나 같은 날, 같은 칼리지보드 규정에 따라 치러집니다. 지금까지 한국에서도, 동아시아나 동남아시아의 다른 곳에서도, 어느 쪽 길로든 등록에 실패한 에머슨 라틴 학생은 없었습니다.
다만 등록과 시험 응시는 학교나 학생 본인이 맡아야 할 일입니다. 그 행정 절차를 저희가 대신하지는 않습니다. 에머슨 라틴이 맡는 것은 준비입니다. 시험 내용을 준비시키고, 필요한 가정에는 등록 절차도 안내해 드립니다. 여러 해 동안 이 일을 하며 직접 만들고 다듬어 온 자료를 씁니다. 어떤 학생도 그 단계에 이르러 무엇을 해야 할지 몰라 당황하는 일이 없도록 하기 위해서입니다.
라틴어·고전 인문학 국제 대회는 방식이 다릅니다. 에머슨 라틴은 이 대회들을 운영하는 기관의 회원입니다. 대회는 준비부터 등록, 시험 감독까지 처음부터 끝까지 저희가 직접 맡습니다. AP 응시자는 칼리지보드 관련 절차를 스스로 챙겨야 하지만, 대회에 나가는 학생은 그럴 필요가 없습니다. 모든 절차를 저희가 진행합니다.
질문 뒤에 있는 질문
"아이 학교에 라틴어 수업이 있어야 하나요?"라는 질문 밑에는 조용한 전제가 하나 깔려 있습니다. 이런 교육은 그것을 위해 세워진 기관 안에서만 이루어질 수 있다는 전제입니다. 라틴어 학과와 교사진, 실제 교실을 갖춘 학교 말입니다.
역사는 이 전제를 뒷받침하지 않습니다. 윌리엄 F. 버클리 주니어는 영어 문장을 다루는 솜씨로 20세기 미국 산문에 적잖은 영향을 준 사람입니다. 버클리는 여러 해 동안 학교가 아니라 집에서, 아버지가 꾸린 몇 명의 가정교사에게 교육받았습니다. 라틴어 선생 한 명, 프랑스어 선생 한 명, 영어 선생 한 명이 있었고, 아버지 버클리는 스스로 말했듯 단 한 가족을 위해 세운 아카데미의 교장 노릇을 했습니다. 버클리는 평범한 학교에 다니지 않았는데도 그런 교육을 받은 것이 아닙니다. 학교라는 기관이 핵심이 아니라는 것을 아버지가 알았기에 받을 수 있었던 것입니다. 핵심은 가르침이었습니다.
에머슨 라틴도 같은 전제 위에 세워졌습니다. 가르침 자체가 체계적이고, 순서가 분명하고, 홀로 설 만큼 엄격하다면, 라틴어로 사람을 엄밀하게 길러 내는 데 학교라는 울타리가 꼭 필요하지는 않다는 전제입니다. 에머슨 라틴의 모든 과정은 이 기준을 염두에 두고 만들어졌습니다. 처음부터 진도가 빠르게 설계되어 있어서, 일주일에 한 번 만나는 학생이 주 5일 수업을 듣는 또래와 보조를 맞추는 데 그치지 않고 대부분은 앞서 나갑니다. 저희 AP 라틴어 실러버스는 학생들이 치르는 시험을 출제하는 칼리지보드에서 직접 심사(audit)를 받아 승인되었습니다. 학생이 1.0 카네기 유닛(Carnegie unit)의 과정을 마치면 성적증명서를 발급합니다. 보통 고등학교 라틴어 1년 과정에 해당하는 분량입니다. 국제학교들은 이 기록을 예외 없이 인정해 왔습니다. 1유닛을 다 채우지 못한 중학생이 학교의 승인을 받아 성적증명서를 받은 경우도 지금까지 여러 번 있었습니다. 하지만 저희 학생들이 학점 때문에 라틴어를 배우는 경우는 드뭅니다. 거의 모두가 라틴어를 저희에게서만 배우고, 학점을 따려는 것도 아닙니다. 이 학생들이 마음을 두는 것은 라틴어를 끝까지 마치는 것, AP 라틴어 시험에서 5점을 받는 것, 그리고 저희가 준비시키는 라틴어·고전 인문학 국제 대회에서 상을 받는 것입니다. WASC 정식 인증 절차가 지금 진행 중입니다. 하지만 아직 인증이 없다는 점이 걸림돌이 된 가정은 지금까지 한 곳도 없었습니다.
결국 라틴어 없는 학교는 자녀 교육의 빈틈이 아닙니다. 오늘날 진지한 라틴어 공부가 대부분 이루어지는 평범한 조건일 뿐입니다. 그 자리를 채우는 가르침이, 이 과목이 늘 요구해 온 기준에 맞게 만들어져 있다면 말입니다.
에머슨 라틴은 5~12학년 학생에게 엄격한 라틴어 수업을 제공합니다. 학생들은 국제학교, 보딩스쿨, 일반 학교에서 옵니다. 극동과 아메리카에서 서유럽과 중동까지, 거의 모든 대륙에서 학생들이 에머슨 라틴을 찾아왔습니다. 문의를 환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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